보도자료 10
․ 수신 : 각 언론사 사회부, 경제부
․ 발신 : 송산그린시티 토취장 반대 송산면 주민대책위원회
․ 담당 : 이상배 사무국장 (011-9023-4221, landpoem@naver.com)
․ 제목 : 2008년 9월 29일 화성시청 앞 시위의 집시법 위반 기소에 대한 무죄 선고
․ 보도일시 : 2010년 8월 10일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 상 황
1. 2008년 9월 29일 화성시청 정문 앞에서 송산그린시티 토취장 수용개발에 100여명의 송산주민들이 반대시위를 함
참조 ; YTN 뉴스참조(2008. 9. 29), 검색어 : 그린시티 토취장
http://search.ytn.co.kr/ytn_2008/view.php?s_mcd=0103&key=200809291707139005&q=%B1%D7%B8%B0%BD%C3%C6%BC+%C5%E4%C3%EB%C0%E5
2. 언
론플레이용 제스처로 20여명이 5분여 동안 시위장소에서 3m가량 이탈한 상황을 100여명이 시위장소를 뚜렷이 벗어났다고 하며 ‘집
시법 위반, 일반교통방해’로 수원지검 진동혁 검사가 약식기소함. 화성서부경찰서에서는 내사종결하겠다고 보고한 사건을 검사가 무리하
게 기소한 것입니다.
3. 정식재판을 요청하여 2010년 4월 9일부터 4번의 재판을 했고, 공판중심주의로 집중심리 한 후 2010년 8월 10일 오후 2시에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판시된 것입니다.
(사건번호 : 2009고정3050, 수원지방법원 형사15단독 이형석 재판장, 기소검사 진동혁, 공판검사 최선경, // 피고인 : 이상배, 장수욱, 이윤조, 이정순)
■ 내 용
1. 2008년 촛불집회 정국 이후 모든 불법 집회는 강경대응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무리한 기소였습니다. 경찰도 명확한 증거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탁상에서 상상기소한 것입니다.
2. ‘토
취장 반대 송산면 주민대책위원회’에서는 데모송도 몰라 케지나 칭칭나네를 부르며 온건한 시위를 했고, 김밥과 국을 싸가 경찰, 화성
시 공무원, 심지어 시행사 수자원공사 직원들과도 나눠먹을 정도로 온건한 시위였습니다. 그리고 투쟁보다는 대안중심 대화로 국책사업
의 66%의 허수를 발견했고 빼게 된 것입니다.
3. 시위 현장에 KBS 뉴스 카메라가 나타나자 주민 일부가 보여줘야 된다면 5분여 3m 정도를 이탈한 것을 가지고 확대해석해서 100여명이 선동에 의해서 폭력시위를 했고, 교통이 방해되었다고 기소한 것입니다.
4. 2010. 7. 6. 4
차 공판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동영상을 보며 집중심리를 하는 과정에서 불법 증거 동영상이 도리어 피고인들이 선동하지 않았으며, 비
폭력 시위를 했음을 증거하는 자료가 되는 해프닝이 법정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진동혁 검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촛불정국 이
후 강경기조에 휩싸여 ‘시위는 늘 그렇지’라며 탁상에서 상상기소한 것입니다.
5. 재판과정에서 재판장이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주었지만, 대부분 주민자력으로 변론했고, 5차례에 걸쳐 총 100여 페이지의 변론서를 제출하여 오늘 무죄를 낳은 것입니다.
6. 무
죄선고로 생존권 관련 서민 시위까지도 강경대응하는 정부의 사법정책과,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상상기소한 검찰(진동혁 검
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재판결과가 됐으며, 주민이 대안중심으로 시위와 논의를 한 결과에 대한 사법적 인정이며 격려입니
다. 이번 무죄선고로 기소율을 높이려는 검사의 직업의식과 법치를 운운하며 민초들의 생존권이 안중에도 없는 현 정부에 일침을 놓
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7. 2008년 9월 29일 한 번의 시위로 논의가 시작되었고, 결국 66%의 토취장이 개발에
서 제외되었으며, 나머지 34%는 수용방식이 아닌 사용방식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송산주민의 승리였습니다. 송산그린시티 토취장 개발
계획은 2008년 8월 20일에 공람공고를 했으며, 송산그린시티 부지인 시화호 남측간석지 면적 57.82km²(1,749만평)
을 매립하기 위해 송산면 일대 3.05km²(92만평) 산과 마을, 농경지를 수용하겠다고 공람공고 고시를 해서 발단이 된 것입니
다. 낮엔 농사일을 하고 밤마다 변론서를 작성하는 주경야필의 고통 속에서의 무죄판결은 깨어있는 송산주민의 제2의 사법적 승리입니
다. 감사합니다.
토취장반대 송산면 주민대책위원회
의견서 5 - 법정최후진술(추가)
사법공무원은 詩人되어야 합니다
(2010년 7월 21일, 총6페이지)
사 건 : 2009고정3050 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나. 일반교통방해
피 고 인 : 1. 가.나. 이상배(000000-0000000), 농업
2. 가.나. 장수욱(000000-0000000), 농업
3. 가.나. 이윤조(000000-0000000), 조경업
4. 가.나. 이정순(000000-0000000), 농업
이형석 재판장님.
참
으로 유쾌한 재판이었습니다. 뒤 돌아 보니 재판이 한번으로 끝났다면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네 번의 공판을 통해 변론할 수 있
는 기회를 갖은 것은 행운 중에 행운이었습니다. 잘 경청해 주실 뿐 아니라 변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유쾌
한 재판이 재판장님의 명쾌한 판결로 완성될 것입니다.
여러 번 재판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시간을 두
고 재판을 하므로 불확실 한 것이 확실하게 들어나고 아리송한 것이 이해가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피고인 우리들도 재판을 하면서 깊
게 생각할 수 있었고,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억울하던 것에 대해 왜 억울한 것인지, 막연히 무죄가 아니라 ‘집
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정신에 비춰 볼 때 무죄가 명확하다는 것 등에 대해 확증을 하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
서 재판을 거듭할수록 더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법정에서 최후 진술을 한 이후에 이렇게 추가로 말씀을 드리고 싶
은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4번의 공판을 하면서 검사 또한 새롭게 인지한 것이 있었을 것이고, 공소사실과 다른 것이 분명
히 소명되었다면 그에 따라 공소사실도 변경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구형에 대해서만도 변경된 의견을 내놔야 하
는 것이 상식이라고 봅니다. 추가증거자료 제시나 추가 정황설명도 없이 말입니다. 기계적으로 기소내용과 구형 형량을 고수하는 공판검
사의 사법행위는 절망적입니다. 탁상에서 상상으로 기소한 사실보다도 공판검사의 기계적인 사법행정에 더 절망하게 됩니다. 사실과 동떨
어진 탁상기소는 과중한 업무 탓으로 애써 이해할 수 있다지만, 4번의 재판과정에서 피고인들의 무죄 정황이 변론되고, 심지어 검사
가 제출한 증거가 명확하지 않고 도리어 피고인들의 무죄를 입증하는 자료로 탈바꿈되어 있는 상황에서 공소사실과 구형내용 변경 없
이 마감하는 이런 비합리적인 처사가 어디 있습니까? 몰상식적인 검사의 재판정에서의 행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충분히 조
사해서 나온 기소라면, 검사의 소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기소는 사실인식이 일천한 기소권 남용이기 때문입니다. 탁상에
서 상상으로 기소한 것을 가지고 끝가지 가지고 가는 이런 공판검사의 행태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기소검사의 의견과 지
위, 입장을 보호하려는 공판검사의 낮은 직업의식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사의 기소를 절대화하고 조사도 근거도 없이 끝까지 유죄추
정을 하는 것이 관행입니까? 소문으로만 듣던 검찰의 개혁은 너무나도 간절한 사안임을 피부적으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재판 이
후 불굴의 개혁의지가 가득하여 최후진술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1. 검사는 공소사실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① 공소사실에 보면 이상배와 이정순은“100여명과 함께 신고한 장소를 벗어나 화성시청 정문 앞 도로를 점거한 채 정문안으로 시도하고 회원 약 2명은 정문에 설치된 바리게이트를 넘어 정문안으로 들어갔다.”라 했습니다.
2010
년 7월 6일 재판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 동영상에 보면, 여성 2명은 바리케이트를 넘어 간 것이 아니라 열려있는 입구에서 밀
려 넘어지면서 얼떨결에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100여명이 아닙니다. 증거 동영상에서 보시다 시피 10-15
명 내외로 보일 뿐입니다. 나머지 인원은 인도에 서서 지켜보는 영상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의도되었다면 100여명
이 다 갔을 것입니다. 기자들이 나타나자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입니다. KBS 뉴스 카메라도 분명히 증거 동영상에 나왔습니다.
② 공소사실에 보면 장수욱과 이윤조가 “바리케이트를 잡아 흔들고 ~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하도록 선동함으로써 공모하여 폭행 등으로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라고 했습니다.
2010
년 7월 6일 재판에서 검사의 증거 동영상에 보면 바리케이트를 잡아 흔들라고 선동하거나 몸싸움을 하도록 선동한 장면이 없습니
다. 도리어 화성서부경찰서 정보과 과장하고 의논하면서 그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동영상이 주를 이뤘을 뿐입니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
해 인도로 물러가라는 몸짓과 육성만 동영상에 나올 뿐입니다. 폭행을 한 장면이 뭐 하나 없었습니다. 검사 스스로 증명할 수 없
는 기소를 한 것입니다. 도리어 피고인들이 무죄라는 증거자료를 준비해 놓고 기소를 한 격입니다. 이것은 둘 중 하나입니다. 검사
가 아주 무능하든지, 아니면 사실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탁상에서 ‘늘 데모는 그렇지’ 하며 상상기소를 한 것입니다. 무능한 것을 뭐
라 하겠습니까? 그러나 후자라면 헌법이 보장한 무죄추정원칙에 정면으로 위반한 검사의 직권남용이며 직무유기입니다. 경찰이 증거를 확
보할 수 없어 내사종결하겠다는 조사보고서를 묵살하고 기소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입니다. 검사가 스스로를 기소해야 할 형국입니다.
③ 공소사실에 보면 “회원 약 100여명과 공모하여 ~ 왕복 4차선 도로를 가로막고 ~ 자동차들이 통행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교통을 방해하였다.”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100여명이 아닙니다. 그 중 아주 소수입니다. 바리게이트가 쳐지면 교통이 차단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의 의도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바
리게이트가 쳐지지 않았다면 언론플레이용 제스처만 했을 것이고, 그렇게 교통이 차단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내면의 의도를 증명하기 어
렵지만, 이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시위 동영상에서 보는 온건한 정황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봅니다. 교통 차단에는 온건한 시위
에 대해 경찰의 과잉 대응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분명 시위는 단조로운 일상과는 다릅니다. 시위를 시청에 서류 띠
러 가듯 할 수도 없고, 극장에 영화 보러 가듯 할 수도 없는 것은 사회전체가 인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세를 보이거나 위
력을 가하는 것을 관용하고 있습니다. 시위는 거친 의사표현입니다. 집시법은 분명히 일상적인 삶과 시위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
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집시법 제2조제2목 “시위”란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 광장, 공원 등 일반인이 자
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威力) 또는 기세(氣勢)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
(制壓)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짧은 시간 동안 시위 장소를 3m 정도 이탈한 언론플레이용 제스처는 너무나도 정당하고 적법합니
다. 적어도 불법은 아닙니다. ‘뚜렷이 벗어난’ 것이 아닙니다. 중앙언론이 오기 힘든 지방여건 속에서 KBS뉴스 카메라가 나타
날 때, 시화호로 인해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생존권을 위협받은 송산면 주민들로서는 여론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당
연히 해야 할 언론 플레이용 표현이었습니다.
집시법 제1조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
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에서 볼 수 있듯이 시위 당시 일부 교통이 방해된 것은‘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
서’ 간에 적절히 조화를 이룬 것입니다. 증거 동영상에서 보시다 시피 10여대 차량이 일시적으로 체증 된 것뿐입니다. 화염병이 오
가고, 각기목이 오가고, 폭력이 난무하므로 공공의 안녕질서를 현격하게 가해한 것이 아님을 검사가 제시한 증거 동영상을 통해 명백
히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가 ‘적절한 조화’인지에 대한 것은 그 집회의 전체적인 정황과 사회적 통념과 상
식선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시법 제16조에 대한 위법 여부는 대법원 판례에서도 ‘전체적,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하
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 논리로 볼 때 피고인들은 막가파 투쟁이 아니라 대안중심의 투쟁을 했고, 머리를 깍고 위압적인 방법보다
는 머리를 기르므로 상징화 했고(이 상징은 머리를 깍는 속효성 이미지와 다르게 시간이 걸려야 효력이 발생하는 지효성 투쟁방식
임. 또 대화라는 지효성 투쟁을 택했기 때문임.), 데모송 보다는 민요 케지나 칭칭나네를 택한 것이나, 김밥과 국을 싸가 경
찰, 수자원공사 직원들과 나눠먹은 것이나, 자진 해산 한 것을 볼 때, 또 시위 이후 7개월 동안 끊임없이 대안 중심으로 대화
로 문제를 해결했던 것을 볼 때 10여 대의 교통 체증은‘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 간에 적절한 조화라고 충분
히 볼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교통체증으로 누구하나 재산상에, 일신상에 피해를 보지 않았고, 볼 수 없는 아주 짧은 경우였기에 더
더욱 조화를 이룬 것입니다. 경찰 채증 자료에 보면 차량 번호까지 기술 되어 있습니다. 이들을 조회해 보면 피해를 입었는지, 그렇
지 않았는지 더 확실히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시화호 개발로 인해 20여 년 동안 지속적인 생존권 상실 앞에서 이
정도 시위는 사회적으로 관용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온건한 자기표현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적어도 검사의 증거 동영상 즉 가장 불법
적 엑기스 영상만 모았다고 보는 동영상이 역설적이게도 적절히 조화를 이룬 시위였다고 증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정도도 하지 않으
면 한국언론의 관심을 끌 수가 없습니다. 적당한 위력과 기세는 헌법과 집시법에서 허용된 국민의 권리입니다.
④ 재
판 초기 변론에서는 불법이라고 하니 정당방위이니 범죄임을 인지하지 못했다느니 라는 법리를 피력 했었습니다. 분명 사실입니다. 그러
나 재판을 거듭하면서 정당방위나 범죄 인지 유무와 상관없이 원천적인 무죄임을 자신하게 되었습니다. 검사가 증명할 수 없는 기소
를 한 것입니다. 검사가 피고인의 유죄를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자료가 도리어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하는 증거자료가 되는 웃
지 못 할 유일무이한 기소가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판검사가 공소사실과 구형을 변경없이 재판을 마감한 것은 기소권 남용
으로 국민을 기만한 것보다 더 큰 기만이요, 검사의 기소를 절대화하는 기고만장한 범죄입니다.
⑤ 검찰 측 증인 홍
명호 정보과 형사의 증언 중 “정보과 형사의 입장에서 보면 불법적 요소가 많았다.”는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번 시
위 뿐 아니라 여러 차례 대책위 행사를 가질 때 정보과 홍형사의 지도를 최대한 존중하며 왔는데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볼 때 이해
관계에 따라 공무원들의 법인식의 온도차가 이렇게 큰 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국민이 애완동물처럼 말 잘 듣길 원하는 구나, 생
존권 상실 앞에서 조차 인형처럼 시위하길 원하는 구나, 정보과 형사의 일차적인 관심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 아니라 경찰 내부에
서 인정받는 것이구나 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즉 주민의 시위를 인형시위로 만들어야 인정받는 직업인식이 형사에게는 더 피부적인 상
황인식이란 말입니다. 물론 홍명호 형사는 참 좋은 분이었습니다!
집시법에서 말하는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
녕질서’ 간의 적절한 조화 규정에서 뜻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인식이 너무 얇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
다. 이번 재판을 통해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인 표현의 자유에 대해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기회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또 검사
의 관행적 기소와 관행적 재판진행에도 일침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자료
도 없고, 처음부터 정황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는 기소는 존중받을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을 각인할 수 있는 기회라 믿습니다. 사법개
혁은 제도로 하기도 해야겠지만, 이런 실제적인 재판과정에서 잘 못된 것을 시정하는 판결이 모아질 때 더 확고한 사법개혁이 되는 것
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2. ‘ 표현의 자유’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에서 벗어
날 사람은 없습니다. 검사의 기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 속에서 가능한 것이라 봅니다. 또 재판장의 선고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 속에
서 가능한 것이라 봅니다. 공권력을 통한 표현일지라도 표현의 자유라는 틀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봅니다. 그만큼 표현의 자유는 본
질적입니다. 피고인들의 2008년 9월 29일의 시위도 명백한 표현의 자유였으며, 그 이후 ‘무한한 무죄’를 상상하며 변론한 것
도 표현의 자유에 속한 행위였습니다. 모두 헌법 제21조, 제22조에서 말하는 표현의 자유에 귀속됩니다.
인간에
게 표현의 자유는 기본의 기본인 권리입니다. 창세기 신화에 보면 신은 첫 인간 아담에게 자연세계에 ‘이름’짓는 과제를 부여합니
다. 그리고 아담이 이름을 짓자 그대로를 인정했습니다. 다시 지어오라 하지 않았습니다. 해석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역설한 인
간 본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기만의 안목으로 무한히 자유롭게 표현하는 인간을 창세기 신화는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상정한 것입니
다.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국민국가들의 헌법의 모체가 되고 있는 미국 수정헌법에서는 표현의 자유 조항을 제1조에 넣
을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중시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도 표현의 자유를 기본적으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밟힌 지렁이도 꿈틀거릴 자유
가 있고, 햇볕에 그을린 바람도 꽃잎을 스칠 자유가 있습니다. 침해당한 꽃잎도 온몸을 떨며 흔들릴 자유가 있습니다. 정해진 방향으
로 꿈틀 걸릴 수 없고, 정해진 틀로 바람이 스칠 수 없습니다. 저마다의 정황 속에서 저마다의 표현이 있을 뿐입니다. 인간세상 또
한 각자 독특한 상황 속에서 저마다의 의지와 뜻으로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자연의 이치요 인간 삶의 근본
원리입니다.
이런 인간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피고인 저희들을 기소한 검사
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바른 관념만 있었다면 이런 무리한 상상기소는 없었을 것입니다. 또 경찰 또한 국민이 애완견이나 인형이 아니
라 다채롭게 자기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롭고 당당한 존재라는 것을 깊이 인지했다면 그런 증언이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표
현의 자유는 권리이지만 한편으로는 의무이기도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으로서 ‘표현의 자유’의 권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
유민주주의라는 체제의 근간이 허물어지기 때문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자유로운 민주공화국은 실재할 수도 없을 뿐 더러 상상
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 가장 근본이 되는 권리이자 의무에 해당하는 ‘표현의 자유’ 행위를 억압하는 것은 말 잘 듣는 애
완견 국민, 생기없는 인형 국민을 만들려는 공권력의 편의주의입니다. 인문학적 상상력이 일천한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에서 자유로
운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에 속한 집시법 관련 재판을 처음 받는 피고인들에는 엉뚱하게도 솔로몬
의 재판과 간음한 여인에 대한 예수의 변호가 생각이 납니다. 인간 최고의 가치인 생명, 인격에 관한 솔로몬의 재판은 한편의 시처
럼 감동적입니다. 아이의 몸을 반으로 나누므로 사늘한 시신으로 만드느니 친자소송을 포기하므로 아이를 구하려는 모성을 헤아린 명쾌하
면서도 따스한 재판이었습니다. 현행범 간음한 여인에 대한 예수의 변호 또한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느끼게 합니다. 고대 근동법
에 근거하여 돌로 쳐 죽이려는 군중 앞에서 예수는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라며 땅바닥에 뭐라 쓰며 양심에 호소
한 후 더 이상의 변론을 하지 않습니다. 이 짤막한 한 마디와 침묵 속에서 극한 궁지에 몰린 한 인생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인간
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애틋함이 전제되지 않았다면 이런 권위 있는 변호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피고인들은 솔로몬의 헤아림과 예수
의 따스한 변호를 시인의 재판, 시인의 변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심연을 이해하고 그 울림을 그려내는 것이 시인이라고 보
기 때문입니다. 검사나 경찰이 이런 시인의 감수성, 시적 상상력을 갖고 인간을 대했다면 이런 무리한 기소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
다. 바다와 갯벌을 잃은 농민들이 대체작목으로 일군 포도농사까지 잃게 된 지속적인 상실 앞에서 농민들을 이중으로 괴롭히는 기소
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입니다. 농사일로 가장 바쁜 농본기에 수차례 재판정에 서야하고 밤을 새가며 변론서를 써야하는 고통을 조금이
라도 헤아린다면 그런 무리한 기소나 기존 공소사실을 고수하는 기고만장한 법정 태도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형석 재판장님.
종
교는 사랑의 이름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면, 법은 정의의 이름으로 사랑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모두가 선명하면서도 따뜻
한 시인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본 재판의 결과가 사법권에 대한 개혁의 단초가 되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기할 뿐 아
니라 약자에 대한 따스한 사랑의 사법적 실현이 되므로 한국사회를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그러하므로 한국역사
에 길이 남는 판결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7월 21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5단독 재판장 귀중
### 토취장 반대 투쟁 과정에서 빚어진 집시법 위반 건의 대한 기소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음을 알려 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